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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141.4m' 초대형 홈런으로 멀티포 완성한 오타니...'다저스타디움 비거리 역대 3위'

오타니 쇼헤이(30)가 LA 다저스 역사에 또 하나 기록을 남겼다.오타니는 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홈경기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4안타(2홈런) 3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오타니를 앞세운 다저스는 애틀랜타에 5-1로 완승을 거두며 홈 3연전을 모조리 쓸어담았다.이미 지난달부터 고타율을 유지하고 있던 오타니라 4안타는 놀랄 일이 아니지만, 멀티 홈런은 특별했다. 이날 홈런포로 그는 시즌 10호 홈런 고지에 도달, 메이저리그(MLB) 공동 1위에 이름을 나란히 했다. 이와 함께 타율(0.364) 안타(52개) 2루타(14개) 장타율(0.685)에서도 1위를 달리는 중이다.특히 팬들의 눈을 사로잡은 게 8회 말 쳐낸 두 번째 홈런이었다. 애틀랜타 왼손 필승조 A.J. 민터와 맞대결한 그는 민터의 초구 직구가 한가운데 실투로 들어오자 놓치지 않고 공략해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타구 속도가 178㎞/h에 달한 이 홈런은 비거리도 무려 141.4m를 기록했다.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의 사라 랭스 기자는 "이 기록은 2015년 스탯캐스트 측정이 시작된 후 다저스타디움에서 나온 홈런 중 세 번째로 비거리가 길다"고 소개했다. 역대 최장거리는 2015년 5월 13일 당시 마이애미 말린스 소속이었던 지안카를로 스탠튼(144.8m)가 기록했고, 2위 기록은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2021년 10월 1일 기록한 142.3m였다. 즉 다저스 선수로는 오타니가 최장 홈런을 기록한 셈이다.오타니는 앞서 5일 경기에서도 홈런을 치며 다저스 구단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그는 5일 애틀랜타전에서 시즌 8호 홈런을 기록, 일본에서 태어난 선수 중 다저스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친 이가 됐다. 노모 히데오, 구로다 히데키, 마에다 켄타 등 일본인 투수들과 인연이 많은 다저스지만, 오타니와 같은 걸출한 일본인 타자는 없었다. 오타니가 치기 전까지 가장 많은 홈런을 쳤던 일본 출생 선수는 바로 현 사령탑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다. 어머니가 일본인인 로버츠 감독은 오키나와 출생이다.이날 활약으로 MVP 경쟁에서도 다시 불을 붙이게 됐다. 최근 부진으로 3할 3푼대까지 떨어졌던 타율을 올린 오타니는 타격 성적을 팀 동료 무키 베츠보다 더 높이 끌어 올렸다. 최근 무안타로 부진한 베츠의 wRC+(조정득점 생산력)가 198(100이 리그 평균)로 떨어진 반면 오타니는 212까지 자신의 기록을 올렸다. 팬그래프 기준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에서는 유격수를 겸하는 베츠가 2.9로 선두지만, 오타니 역시 수비 없이 타격만으로 2.5를 기록해 베츠를 바짝 쫓고 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5.06 09:09
메이저리그

[SMSA] 쿠어스필드의 전설을 만든 선글라스와 에너지 드링크

메이저리그(MLB) 시절 '쿠어스필드 완봉승'이라는 전설을 썼던 김선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이 '2024 IS 스포츠 마케팅 써밋 아카데미(SMSA)' 강연자로 나서 자신의 야구 인생을 돌아봤다.김선우 위원은 지난 23일 서울시 중구 순화동 KG타워 20층 라운지에서 열린 SMSA에서 자신의 마이너리그 시절 일화를 전했다. 올해로 2회를 맞이한 SMSA는 스포츠 마케팅 실무 전문가들과 스포츠 스타들이 강연자로 나서 스포츠 산업 발전을 이끄는 마케터들과 소통하는 프로그램이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1세대인 김선우는 소위 말하는 '눈물 젖은 빵'을 먹고 빅리그에 올랐다. 1998년 보스턴 레드삭스에 입단한 그는 마이너리그 생활을 거쳐 2001년 MLB에 데뷔했다. 그 뒤로 몬트리올 엑스포스와 엑스포스가 연고지를 옮긴 워싱턴 내셔널스, 콜로라도 로키스, 신시내티 레즈 등으로 이적해 빅리그 커리어를 이어가면서 마이너리그도 오갔다.김선우는 마이너리그 생활을 '빵' 대신 당시 유행했던 선글라스와 에너지 드링크로 설명했다. 그는 "당시 메이저리거들이 협찬받아서 쓴 선글라스를 정말 갖고 싶었다. 직접 사기엔 형편이 넉넉하지 않았고, MLB에 올라가 협찬받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선글라스를 MLB 승격의 동기로 삼고 더 열심히 했다는 에피소드였다. MLB에서 본 에너지 드링크도 김선우에겐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는 "지금 한국에서 유명한 에너지 드링크이지만 당시엔 MLB에 가서야 처음 봤다. 마이너리그에서 못 봤던 음료수가 MLB 아이스박스에 꽉꽉 채워져 있는 게 놀라웠다"라고 회상했다. 또 다른 에너지 드링크를 소개한 그는 "물에 가루를 타 먹는 음료수였는데, 마이너리그에선 맹물 같았다. 가루를 적게 탔기 때문이다. MLB 에너지 드링크는 마트에서 산 음료수 같은 맛이 나더라. 마이너리그에 강등돼서도 MLB에 다시 올라가고 싶다는 마음을 먹게 했다"라고 전했다. 김선우는 "지금 이 순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게 30년 후엔 획기적인 일이 된다. 그리고 이를 추억하는 사람이 나오도록 하는 게 마케팅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3월 MLB 서울 시리즈(LA 다저스-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시구했던 박찬호가 데뷔 때 썼던 글러브를 박물관에서 꺼내와 팬들에게 감동을 준 것이 비슷한 사례다. 이처럼 후대에 더 남을 스포츠 마케팅을 했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MLB 시절 김선우는 '쿠어스필드의 전설'이 됐다. 고지대인 쿠어스필드는 공기 저항이 적어 장타가 많이 나온다. '투수들의 무덤'으로 악명이 높다. 이곳에서 김선우는 2005년 9월 24일 완봉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그는 "내가 MLB에서 굵직한 성적을 내지는 못했지만, 이 기록 덕분에 나를 기억해 주는 사람들이 많더라. 너무 행복한 기억이었다"라며 웃었다.한편, 이날 강연에는 임학훈 레드불코리아 스포츠&컬쳐 매니저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스포츠마케팅'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임 매니저는 레드불의 스포츠 마케팅 사례로 스포츠 스타들의 다양한 도전을 소개했다. 2023년 조종사 루크 체피엘라가 두바이의 랜드마크 버즈 알 아랍 정상의 폭 27m 헬리패드에 항공기를 착륙시킨 도전을 비롯해 패러글라이딩, 산악 바이킹 등을 이용한 각종 챌린지를 소개했다. 임학훈 매니저는 "'날개를 달아줘요'라는 슬로건에 맞게 사람들의 영감을 줄 수 있는 다양한 도전 영상을 만들어 소개하고 있다"라면서 "선수들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우리는 이들이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동시에, 사람들에게 이 도전의 의미를 한 문장으로 설명하고, 사람들이 놀랄 수 있는 영상을 만드는 데 힘쓴다"라고 전했다. 레드불은 2023년 9월 한강 양화대교에서 클리프 다이빙을 진행한 바 있다. 임학훈 매니저는 "앞으로 한국의 랜드마크를 활용한 도전을 진행하려고 한다. 한국인들이 친숙한 곳에서 다양한 영감을 받게 하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윤승재 기자 2024.04.28 09:04
메이저리그

"가장 받기 힘든 전화" 오타니 놓친 토론토, 토론토 향하는 오타니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흥미로운 '원정'을 떠난다.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26일(한국시간) '오타니가 토론토로 향하는 비행기를 타고 있다'며 그의 원정길을 조명했다. 워싱턴 내셔널스 원정 3연전을 마친 다저스는 27일부터 토론토 원정 3연전을 소화한다. 이번 맞대결에 관심이 쏠리는 건 오타니의 '과거' 때문이다.토론토는 지난겨울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오타니 영입에 적극적인 구단이었다. MLB닷컴에 따르면 토론토는 협상을 비공개로 하고 싶다는 오타니의 바람을 존중, 최대한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현지에선 오타니가 토론토행 비행기에 올랐다는 부정확한 보도가 연이어 나올 정도로 그의 거취는 중요한 관심사였다.오타니의 최종 선택은 토론토가 아닌 다저스였다. 10년, 총액 7억 달러(9638억원)에 LA 행을 확정했다. 이는 2017~21년 FC 바르셀로나와 5년 계약한 리오넬 메시(현 인터 마이애미)의 6억7400만 달러(9280억원)를 뛰어넘는 세계 프로 스포츠 사상 최고 계약. MLB 역사상 자유계약선수(FA)로 총액 4억 달러(5507억원) 계약을 따낸 것도 오타니가 처음(종전 최고 애런 저지·3억 6000만 달러·4956억원)이었다. 로스 앳킨스 토론토 단장은 오타니의 거취가 결정된 뒤 "우리는 분명히 결과에 매우 실망했다. 내 커리어에서 가장 받기 힘든 전화 중 하나였다"며 "그가 이 나라, 이 도시, 이 팀에 특별한 매력을 느꼈다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 과정이 믿기지 않았지만 우리는 앞으로 나아갔다"고 복잡한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앳킨스에 따르면 오타니는 다저스와 계약 전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에 있는 토론토의 스프링 트레이닝 시설을 방문하기도 했다. 서로 감정이 쌓인 건 아니다. 토론토 원정을 앞둔 오타니는 "토론토 구단을 만났다. 내가 받은 인상은 정말 훌륭한 구단이라는 것이었다"며 "팬들도 정말 친절하고 도시도 그랬다. 토론토에 가는 게 정말 기대된다"고 말했다.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오타니는 정말 대단한 선수다. 정말 대단한 선수"라며 "다른 더그아웃에서 그를 보는 게 싫지만, 그가 얼마나 좋은 선수인지 인정해야 한다. 팬들이 그를 어떻게 환영하는지 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라고 밝혔다.오타니는 올 시즌 27경기에서 타율 0.258(109타수 39안타) 6홈런 16타점을 기록 중이다. 출루율(0.419)과 장타율(0.670)을 합한 OPS는 1.089로 MLB 전체 3위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4.26 15:00
프로야구

부산에서, SSG 레전드 홈런을, KIA팬이 잡았다..."꿈만 같은 일, 그래도 우승은 KIA가!"

역사의 주인공은 SSG 랜더스의 레전드다. 게다가 무대는 부산이다. 그런데 잡은 사람이 KIA 타이거즈 팬이었다. 우연이 이 정도로 겹치면 그건 운명이다.최정(37·SSG)은 24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KBO리그 새 역사를 썼다. 개인 통산 468호 홈런을 기록,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선수 시절 세운 최다 홈런 기록(467개)을 새로 썼다.그런데 기록의 주인공이 SSG팬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홈 사직야구장을 찾았던 롯데팬이었을까. 그것도 아니었다. 한국야구사에 남을 홈런공을 주운 주인공은 1986년생 KIA팬 회사원 강성구씨였다.말 그대로 우연의 일치로 인한 결과물이었다. 강씨가 부산에 거주한 건 지난해 11월부터였다. 그것도 출장 차였다. 야구를 좋아하긴 했다. 하지만 응원팀 경기를 찾기 위해서도, 최정의 홈런공을 줍기 위해서 간 것도 아니었다.강씨는 회사 선배가 '사직에 롯데 경기가 있나?'라고 묻자 검색해봤고, 그제서야 롯데-SSG전이 있는 걸 알았다고 했다. 최정의 통산 최다홈런 도전이 바로 사직에서 펼쳐진다는 것도 그때 알았다고 했다. 알고 나면 당연히 욕심이 날 이벤트였다. SSG 구단은 468호 홈런볼 확보를 위해 2년간의 인천 SSG랜더스필드의 라이브존 시즌권, 최정 친필 사인배트와 사인볼, 스프링캠프 투어 참여권, 마트 상품권, 커피 브랜드 1년 무료 상품권, 호텔 상품권, 온라인몰 상품권까지 무려 1500만원 상당의 혜택을 교환조건으로 준비했다. 강씨는 그중에서도 '커피 1년 상품권'이 꽂혔다고 했다.기회만 찾아온다면 잡을 자신도 있었다. 어린 시절부터 무등야구장을 다녔던 오랜 야구팬이었고, 직접 야구도 즐겼던 탓이다. 그는 사회인야구팀 영락 이터널스의 감독 겸 선수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게다가 포지션도 내야나 포수가 아닌 좌익수였다. 홈런도 결국 외야석에서 보면 뜬공이었고, 글러브만 있다면 강씨에게도 해볼만한 일이었다. 강씨는 이전 최정의 사직구장 홈런의 방향, 코스를 살펴본 후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강씨의 예상대로 최정이 홈런을 그 자리로 날렸다. 강씨도 '실책'하는 일 없이 홈런을 잡아냈다. 강씨는 "순간 아팠는데, 너무 기뻐 아픈줄도 몰랐다. 낮게 날아와서 안 잡힐줄 알았는데 한번에 잡혔다. 꿈만 같다"고 회상했다. 글러브가 있어도 아플 법 했다. 보기만 해서는 뜬공과 같아도 타구 속도가 153.3㎞/h나 나온 홈런이었다. 하지만 잡아냈고, 평생의 추억이자 자랑거리를 얻게 됐다.강씨는 "특별히 좋은 꿈을 꾼 것은 없다. 다만 평소에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 선수처럼 쓰레기를 잘 주운 게 행운으로 돌아온 것 같다"고 했다. 최정과 특별한 인연을 얻은 셈이지만, 팬심은 변하지 않는다. 최정은 지난 17일 KIA전에 출전했다가 윌 크로우(KIA)에게 사구를 맞은 바 있다. 실금이 의심돼 신기록 달성이 늦어진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최정이 큰 부상 없이 곧 출전하면서 해프닝으로 넘어갔다. 이 과정에서 크로우가 팬들에게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비난을 듣는 일도 벌어졌다.강씨는 진짜 KIA팬 다웠다. 그 이슈도 놓치지 않았다. 그는 "KIA 팬으로서 최정 선수가 지난주 KIA 전에 사구를 맞아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 홈런 신기록 달성을 축하드린다"고 유쾌한 소감을 남겼다.축하는 끝났고, 팬답게 KIA를 응원하는 일 역시 잊지 않았다. 강씨는 "올해 우승은 KIA 타이거즈"라고 크게 외치더니 "우리 김도영 선수가 최정 선수를 롤모델로 삼아, (최정처럼)홈런을 뻥뻥 쳐주면 좋겠다"고 웃었다. 김도영 역시 3루수로 올 시즌 최정과 홈런왕, 골든글러브 경쟁을 펼치는 중이다. 강씨의 기원이 이뤄진다면, 먼 훗날 김도영의 홈런공을 잡기 위해 다시 한 번 그가 외야로 나설지도 모를 일이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4.25 14:07
메이저리그

7G 만에 세운 日 타자 신기록...부담 던 오타니, 다음 목표 묻자 "'7홈런' 감독님 넘어보겠다"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가 메이저리그(MLB) 역사상 최고의 일본인 홈런 타자로 우뚝 섰다.오타니는 2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MLB 정규시즌 뉴욕 메츠와 홈경기에 2번 지명타자로 출전, 3회 홈런포를 터뜨렸다. 개인 시즌 5호포이자 MLB 통산 176번째 홈런포다.오타니다운 시원한 대포였다. 3회 말 1사 1루 때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그는 메츠 선발 아드리안 하우저가 던진 한가운데 실투를 통타, 오른쪽 관중석에 꽂히는 선제 투런 홈런을 쏘아 올렸다.오타니, 나아가 일본 야구 역사에 남을 한 방이었다. 오타니는 이 홈런으로 2018년 LA 에인절스에서 MLB 데뷔를 이룬 후 통산 홈런 176개를 쌓았다. 일본 타자 역대 최고 기록이었던 '고질라' 마쓰이 히데키의 175개를 넘어선 신기록이다. 요미우리 자이언츠 시절 일본프로야구(NPB) 최고 타자였던 마쓰이는 2003년 뉴욕 양키스와 계약, 첫해 16홈런, 이듬해 31홈런을 치는 등 10시즌 동안 통산 175개 아치를 쏘아 올렸다. 마쓰이는 당대 MLB에 일본 야구의 '힘'을 알렸다. 교타자 스즈키 이치로를 제외하면 성공한 이가 드물었던 MLB에서 마쓰이는 홈런으로 존재감을 알렸다. 오타니는 마쓰이 이상이다. 마쓰이가 10년 동안 이룬 기록을 오타니는 7년 만에 이뤄냈다. 2018년 22홈런을 치고 신인왕을 수상했던 오타니는 2019년 18홈런을 쳤고, 2021년부터는 리그 굴지의 홈런 타자로 각성했다. 2021년 46홈런, 2022년 34홈런을 때린 그는 지난해 44홈런으로 아시아 타자로는 최초로 홈런왕에 올랐다.마쓰이를 넘어선 것 역시 의미가 크다.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에 따르면 오타니는 22일 승리 후 "마지막 홈런이 나온 후 시간이 좀 걸렸다. (홈런이 나와) 행복하고, 안심이 된다"고 소감을 전했다. 앞서 13일 마쓰이와 타이기록을 세운 후 9일 만에 나온 홈런인 만큼 오타니 본인도 의식했던 모양이다.일본을 넘어 세계 정상에 오른 후배에 마쓰이도 찬사를 보냈다. 그는 "오타니의 존재감, 선수로서의 능력을 보라. 그는 (비교할 것도 없이) 훌륭한 선수"라며 "내 성적은 그와 비교가 안 된다. 많은 팬들이 그가 무엇을 해낼지 기대하고 있을 거다. 내가 바라는 건 오직 그가 건강하게 뛰어주는 것뿐"이라고 전했다.일본인 어머니 밑에서 태어났고 마쓰이와 같은 시기 선수로 뛰었던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도 새 역사에 의미를 주목했다. 로버츠 감독은 "마쓰이는 훌륭한 야구 선수였고, 훌륭한 홈런 타자이자 월드시리즈 챔피언이었다"며 "오타니가 그를 존경했다는 걸 알고 있다. 그렇기에 그의 기록을 깬 건 의미가 크다. 앞으로 어떤 기록이 오타니 앞에 있든, 그는 그걸 깨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오타니가 세워 갈 기록은 계속될 거로 보인다. 오타니는 22일 경기에서 홈런을 포함해 3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 1볼넷을 기록했다. 시즌 성적이 타율 0.368 출루율 0.431 장타율 0.663에 달한다. 타율과 안타(35개) 2루타(11개)가 모두 리그 1위다. 최우수선수(MVP)를 두고 경쟁했던 최근 3년 동안에도 보여주지 않았던 최고의 4월 성적이다. 현재 페이스라면 MLB 역사상 없었던 최초의 지명타자 MVP도 노려볼 수 있다.압도적인 페이스에도 오타니의 다음 목표는 다소 소박했다. 오타니는 다음 목표를 묻는 질문에 "로버츠 감독의 기록을 깨고 싶다"고 웃었다. NPB 출신은 아니지만 일본에서 태어난 로버츠 감독은 공식적으로 다저스 역사상 가장 많은 홈런을 친 일본 선수다. 3시즌을 뛰면서 7개를 때린 바 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4.22 09:55
메이저리그

쓸 데 없다 오타니 걱정, 연일 '장타 쇼' 폭발...벌써 타율 0.320 OPS 0.944

각종 스캔들, 이적, 부상 회복 등으로 시즌 초 부진 우려를 샀던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가 거짓말처럼 날아오르고 있다. 어느덧 시즌 타율 3할을 넘기며 기대대로 타선의 중심으로 활약하기 시작했다.오타니는 8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 2024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맞대결에 2번 지명 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1사구 1삼진 1타점을 기록했다. 팀 타선 전체가 침체되면서 경기는 1-8로 대패했지만, 오타니 개인은 4경기 연속 멀티 히트를 때려내며 최근 뜨거워진 타격감을 이어갔다.경기 초반만 해도 방망이가 좀처럼 달아오르지 못했다. 다저스 타선은 컵스의 일본인 선발 투수 이마나가 쇼타에게 꽁꽁 묶였다. 오타니 역시 1회 첫 타석에서 9구까지 가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에 그쳤다. 3회 초 재대결했으나 역시 3루수 뜬공에 그쳤다.설상가상 다저스 선발 개빈 스톤이 다저스 내야진의 실책에 무너지며 5실점(1자책)해 경기 흐름을 내줬다. 비까지 쏟아지면서 경기는 2시간 51분 동안 중단됐다. 오타니가 MLB에 진출한 후 경험한 가장 긴 우천 지연이었다. 하지만 비가 그치자 오타니의 방망이도 다시 돌기 시작했다. 오타니는 6회 초 컵스의 세 번째 투수인 마크 라이터 주니어를 상대로 2사 주자 없는 상황에 우중간을 가르는 장타성 타구를 만들어냈다. 컵스 우익수이자 오타니와 절친한 스즈키 세이야가 타구를 쫓았으나 글러브에 담지 못했다. 타구는 펜스까지 굴러갔고, 그 사이 오타니는 빠른 발로 3루까지 진루했다. 다만 후속 타자 프레디 프리먼이 땅볼에 그치면서 득점까진 이루지 못했다.오타니는 8회 초 마지막 타석 때 팀의 유일한 득점을 만들어냈다. 이번에도 장타였다. 그는 8회 초 2사 상황에서 무키 베츠가 볼넷으로 출루해 만든 1루 기회 때 타석에 들어섰다. 그는 컵스 선발 다니엘 팔렌시아가 던진 4구째 156㎞/h 몸쪽 직구를 통타, 다시 한 번 우중간 코스를 갈라 적시 2루타로 연결했다.비록 팀은 패했으나 오타니 본인의 타격감이 완전히 살아난 걸 증명한 경기였다. 지난해 LA 에인절스에서 뛰었던 오타니는 타자로 타율 0.304 44홈런(아메리칸리그 1위) 95타점 102득점 20도루를, 투수로는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4를 기록하고 만장일치로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다. 2021년에 이은 두 번째 만장일치 수상이자 2022년(2위)까지 3년 연속 투표 2위 이내에 든 역사적인 활약이었다.높아진 기대치를 안고 자유계약선수(FA)가 된 그는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북미 스포츠 역대 1위)에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시즌 초 출발이 기대와 달랐다. 부정적 변수가 많았다. 일단 지난해 9월 팔꿈치 수술을 받은 영향을 배제할 수 없었다. 같은 수술을 1년 전 받았던 브라이스 하퍼(필라델피아 필리스) 역시 2023년 똑같이 타격 부진에 고전했다.내셔널리그 이적도 처음인 데다 역대급 스캔들까지 연루됐다. 그와 절친했던 전담 통역 미즈하라 잇페이가 스포츠 도박에 빠졌고 그 과정에서 오타니의 계좌가 연루됐다. 오타니 본인은 결백을 주장하지만 사무국 조사가 시작된 데다 현지 언론 중에도 부정적 시각으로 그를 바라보는 이들이 있다. 각종 외부 요인이 오타니를 괴롭혀서일까. 3월의 오타니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를 남겼다. 3월 타율이 0.269에 장타율은 0.346에 불과했다. 26타석에서 그가 만든 장타가 2루타 2개뿐이었고, 홈런은 없었다.그랬던 그가 지난 4일 샌프란시스코전에서 드디어 시즌 마수걸이포를 터뜨렸다. 당시만 해도 타격감이 온전하지 않았다고 했으나 이후 감을 찾은 모양새다. 4일 경기를 시작으로 8일까지 네 경기 연속 멀티 히트를 때려내는 중이다. 이 기간 2경기 연속 홈런포를 포함해 장타도 5개에 달한다.세부 성적 역시 빠르게 회복 중이다. 일단 시즌 타율은 0.320으로 좋았을 때로 완전히 돌아왔고,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친 OPS도 0.944로 커리어 평균(0.923)을 넘어섰다.부진할 때도 성적 대비 타구 질이 좋았으나 이젠 다시 지난해처럼 최상위권에 위치한다.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올해 오타니의 기대 가중출루율(xwOBA)는 0.479로 리그 상위 2%에 달한다. 기대 타율(xBA)도 0.377로 리그 상위 3%, 기대 장타율(xSLG)도 0.699로 리그 상위 2%에 해당한다. 배럴 타구(장타 가능성이 높은 각도와 속도의 타구) 비율도 16.2%(상위 10%)로 회복세고, 강한 타구(Hard-Hit) 비율도 상위 14%, 스윗 스폿(안타 가능성이 높은 각도의 타구) 비율도 45.9%로 상위 12%에 올랐다. 아직 지난해 수준은 아니나 모두 빠르게 수치를 회복하고 있다. 물론 오타니 걱정을 했을 다저스는 아니다. 첫 홈런이 나오기 전까지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 등 코칭스태프는 오타니에게 온 관심을 쏟기도 했다. 비록 팀은 대패했으나 그의 부활은 반가울 수밖에 없다.한편 장기간 우천 순연으로 시카고 원정 내내 고전했던 다저스는 휴식일 없이 미네소타로 건너가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우승 팀인 미네소타 트윈스를 상대한다. 오타니의 통산 미네소타 상대 전적은 타율 0.288(80타수 23안타) 5홈런 13타점, 장타율 0.513 OPS 0.872로 준수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4.08 10:29
메이저리그

이정후·김하성 나란히 무안타 침묵…대신 각각 주루·수비에서 존재감

이정후(2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첫 홈경기에서 무안타로 침묵했다. 지난 4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전에 이어 2경기 연속 무안타다. 대신 볼넷을 얻어내 2경기 연속 ‘무출루’는 피했고, 기민한 주루 플레이로 시즌 2번째 득점 기록도 쌓았다.이정후는 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2024 MLB 홈경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 1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지만 3타수 무안타 1볼넷 1득점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는 이정후의 MLB 정규시즌 첫 홈경기였다.지난 4일 다저스 원정에서 4타수 무안타로 MLB 데뷔 첫 무출루 경기를 치렀던 이정후는 이날도 안타를 추가하지는 못했지만, 무출루 흐름은 끊었다. 시즌 타율은 0.226(31타수 7안타로)으로 떨어졌다.이정후는 홈 팬들의 뜨거운 환영 속 1회말 첫 타석에 들어서 상대 선발 딜런 시즈로부터 볼넷을 얻어냈다. 시즌 네 번째 볼넷이다. 이후 후속 타자들의 침묵으로 2사까지 1루에 머물렀던 이정후는 마이클 콘포토의 우익수 2루타 때 2루와 3루를 돌아 홈까지 들어왔다. 그동안 이정후는 유독 후속 타자의 불발로 좀처럼 득점을 추가하지 못해 왔는데, 이날 시즌 두 번째 득점을 기록했다. 그동안 이정후의 득점은 지난달 31일 샌디에이고 전에서 직접 홈런을 치고 홈을 밟은 게 유일했다.다만 이후 타석에선 잇따라 1루를 밟지 못한 채 고개를 숙였다. 3회 첫 타석에선 시즈의 시속 157㎞ 직구를 공략했지만 타구가 1루수 정면으로 향했다. 이어 5회에는 1루수 땅볼로 돌아섰고, 8회 샌디에이고 왼손 불펜 완디 페랄타의 직구를 공략한 타격은 김하성에게 걸렸다.이정후와 맞대결을 펼친 김하성(28)도 4타수 무안타로 침묵해 아쉬움을 삼켰다. 5번 타자 유격수로 나선 김하성은 2회 상대 2루수 호수비에 걸려 아웃됐고, 4회에도 타구가 유격수 정면으로 향했다. 두 타구 모두 속도는 시속 162㎞였다. 이어 김하성은 7회에는 1루수 뜬 공으로, 9회에는 헛스윙 삼진으로 각각 물러났다. 시즌 타율은 0.242에서 0.216(37타수 8안타)으로 떨어졌다. 대신 김하성은 4회 타이로 에스트라다의 안타성 타구를 잡아내며 팬들의 박수를 받고, 8회 이정후의 시속 170.5㎞ 빠른 타구를 잡아내 1루에 정확하게 송구하는 등 수비에서는 남다른 존재감을 보였다.이날 경기는 9회말에 터진 에스트라다의 끝내기 2루타를 앞세운 샌프란시스코가 샌디에이고를 3-2로 꺾고 4연패 사슬을 끊었다.김명석 기자 2024.04.06 08:50
해외축구

반반 유니폼? 찐 팬과 가짜 팬 갈등의 상징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지난달 20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202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개막전 서울시리즈 1차전이 열렸다. 경기에 앞서 한국 최초의 메이저리거인 박찬호가 마운드에 올라 시구를 했다. 특히 박찬호는 '파드리스(PADRES)’와 '다저스(dodgers)’가 절반씩 들어간 '파드저스(PADgers)’ 유니폼을 착용해 눈길을 끌었다.미국의 많은 언론도 박찬호의 역사적인 시구를 보도했다. 필자는 반반 유니폼에 대한 현지 야구팬들의 반응이 궁금했다. 두 팀의 유니폼을 합쳐 만든 ‘스플릿 저지(split jersey)’는 미국의 스포츠 팬들 사이에서도 논란의 대상이기 때문이다.소수의 팬이 “Burn that jersey(그 저지를 불태워라)”, “Stupid jersey, shouldn’t have been allowed (바보 같은 저지, 허락하지 말아야 했어)”라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에 반해 대다수의 팬들은 박찬호의 스플릿 저지에 호응했다. 이들은 “PADGERS!!!(파드저스)”, “The Padgers are my favorite baseball team of all time(파드저스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야구팀이야)”, “I remember back when he pitched for Padgers. Good times(박찬호가 파드저스를 위해 뛰었던 때를 기억하지. 좋은 시절이었어)”, “Oh cool, the San Angeles Padgers(오 멋지네, 샌 앤젤레스 파드저스)”같은 식으로 호감을 표했다. 또한 박찬호는 다저스 선수였다는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에 ’Padgers’보다는 ‘Dodres’가 더 어울린다는 의견도 많았다. 박찬호의 스플릿 저지에 호감이 많은 이유는 크게 2가지 이유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팬들은 양 팀에서 뛰었던 선수가 입는 스플릿 저지에 관대했다. 두 번째 이유는 파드리스와 다저스의 관계에 기인한다. 최근 파드리스의 전력이 급부상하며 다저스의 신흥 라이벌이 되었고, 많은 파드리스 팬들이 다저스를 싫어한다. 그럼에도 다저스 입장에서 파드리스는 형을 이기겠다고 전의를 불태우지만, 거의 언제나 시원찮은 모습을 보이는 동생 같은 팀이기 때문이다. 박찬호가 만약 다저스의 전통적 라이벌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합쳐진 스플릿 저지를 착용했다면, 팬들의 반응은 훨씬 나빴을 것이다.MLB에서 가장 치열한 라이벌은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다. 2022년 4월 한 야구팬이 베이비 루스와 그의 등번호 3번이 새겨진 양키스와 레드삭스 스플릿 저지를 착용한 적이 있다. 이 저지를 찍은 사진은 온라인에 널리 퍼졌고, 절대다수의 팬들은 이를 야구 역사상 가장 추악한 유니폼이라고 비난했다. 필자는 예전 칼럼에서 현재 EPL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반반 스카프’를 다룬 적이 있다. 원래 반반 스카프는 컵 파이널, 자선 경기 등과 같이 특별한 경우에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축구장의 관중이 중산층과 특히 부유한 외국인 관광객으로 채워지면서, 2010년대 이후 EPL의 모든 경기장에서 반반 스카프는 급속히 늘어났다. 진짜 팬이라면 한 클럽만 응원해야 하기 때문에, 플라스틱 팬(가짜 팬)과 관광객들의 상징인 반반 스카프는 현지에서 혐오의 대상이다. 그리고 잉글랜드의 많은 찐 팬들이 반반 스카프보다 훨씬 싫어하는 것이 바로 반반 셔츠다. 위의 사진에 등장한 반반 셔츠를 입은 두 명의 팬에 갖가지 비난이 빗발쳤다. ‘축구에 대한 범죄’, ‘평생 축구장 출입 금지’, ‘광대’, ‘축구의 명복을 빈다’는 그나마 얌전한 표현이었다. 차마 여기에 옮길 수 없을 정도로 거친 말이 남발했다. 특히 21세기 들어 신흥 라이벌이 된 맨유와 첼시의 반반 셔츠에 원색적인 욕이 쏟아졌다. 맨유와 첼시를 합친 셔츠 자체가 플라스틱 팬과 관광객의 특징을 극명하게 보여줬기 때문이다.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반반 스카프에 비해, 반반 셔츠는 주로 팬이 직접 만든다. 팬은 보통 두 개의 멀쩡한 레플리카 셔츠를 잘라낸 후 셔츠의 반반을 꿰맨다. 바느질에 재주가 없는 이는 최소 30파운드 이상의 수수료를 지불한다고 한다. 따라서 반반 셔츠를 만들기 위해서는 ‘2개의 셔츠 가격+선수 이름, 번호, EPL 패치 마킹 가격+수수료’가 들어간다. 보수적으로 잡아도 최소 200파운드(34만원)의 금액과 정성이 있어야 하지만, 이러한 반반 셔츠에는 온갖 조롱과 멸시가 쏟아진다.반반 셔츠가 불쾌감을 유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축구팬의 정체성을 정면으로 부정하기 때문이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태어난 곳이나 부모님의 영향을 받아 응원하는 클럽을 정한다. 한번 팀이 정해지면 어떠한 일이 벌어져도 팬들은 끝까지 클럽과 함께하며 고통을 감내한다. 이들은 복수의 클럽을 응원하지도 않고, 입장권 가격이 비싸다는 이유로 클럽을 갈아타지도 않는다. 팬들은 클럽의 ‘고객(customers)’이 아니라 ‘서포터스(supporters)’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축구의 오랜 전통을 부정하고 태동한 상업화의 산물인 반반 셔츠는 팬들을 단순 소비자처럼 보이게 만들기 때문에, 이들은 화가 나는 것이다.경희대 테크노경영대학원 객원교수 2024.04.05 18:00
메이저리그

2024 메이저리그 개막...'두 번째 신인왕' 노리는 이정후, '어썸 시즌' 예고한 김하성

서울시리즈로 달아오른 메이저리그(MLB) 열기. '바람의 손자'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이어간다. 현재 한국 야구 최고의 아이콘인 그가 꿈의 무대 정복에 나선다. MLB에서도 정상급 내야수로 올라선 '어썸 킴' 김하성(29·샌디에이고 파드리스)더 역대 한국인 빅리거 최고 규모 계약 경신을 위해 중요한 시즌을 맞이했다. '영웅 군단' 키움 히어로즈를 이끌던 두 선수가 새벽마다 야구팬에 설렘을 안길 전망이다. 이정후는 29일(한국시간) 오전 5시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열리는 2024 MLB 본토 개막전에 출전한다. 이미 소속팀 샌프란시스코 구단의 전세기를 타고 경기가 열리는 샌디에이고에 도착했다. 구단은 공식 소셜미디어(SNS)에 이정후가 입단하고 공식 데뷔를 준비하는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게재하며 기대감을 대신했다. 지난해 12월, 포스팅으로 빅리그에 진출한 아시아 야수 최고 몸값(1억1300만 달러)을 경신하며 샌프란시스코와 계약, 야구팬에게 자부심을 안긴 이정후는 시범경기에서도 맹타를 휘두르며 기대감을 높였다. 1번 타자·중견수로 고정돼 나선 13경기에서 타율 0.343(35타수 12안타) 1홈런 5타점 출루율 0.425 장타율 0.486을 기록했다. 타율은 KBO리그에서 뛴 7시즌 동안 남긴 개인 통산 타율(0.340)과 비슷했다. 이정후를 향한 미국 매체들의 관심은 매우 높았다. 재도약을 노리는 샌프란시스코 성적을 좌우할 키플레이어로 꼽으며, MLB팬들이 주목해야 할 선수로 소개했다. 이정후가 시범경기를 치르기 전까지 우려의 시선도 보냈다. 전형적인 콘택트 히터인 그가 KBO리그보다 평균 구속이 훨씬 빠른 MLB 투수들의 공을 이겨낼 수 있을지 의심했다. 장타력도 줄어들 것을 봤다. 이정후는 시범경기 첫 출전이었던 지난달 28일 시애틀 매리너스전 첫 타석부터 안타를 쳤고, 이틀 뒤 나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선 홈런과 2루타를 때려내며 장타력을 뽐냈다. 13경기 중 무안타에 그친 경기는 4경기에 불과했다. 왼손 투수와의 8번 승부에서도 안타 4개를 쳤다. 이정후는 MLB 파이프라인 유망주 순위 2위인 잭슨 추리오(밀워키 브루어스) 서울시리즈에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 샌디에이고 잭슨 메릴과 함께 올 시즌 빅리그 무대를 처음 밟는 타자 중 가장 주목을 받고 있다. 2017 KBO리그 신인왕인 그가 7년 뒤 MLB 무대에서도 '최고의 신인'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공교롭게도 이정후의 MLB 정규시즌 데뷔전 상대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 소속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절친한 사이' 김하성이 뛰는 팀이다. 샌디에이고는 이미 지난 20·21일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와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서울시리즈를 치렀고, 1승씩 나눠가졌다. 김하성은 두 경기 모두 무안타에 그쳤지만, '명불허전' 수비력과 팀 배팅을 보여줬다.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 입단이 결정되기 전부터 김하성에게 많은 조언을 받았다. 김하성이 빅리그 일정을 마치고 복귀한 뒤 함께 여행을 다닐 만큼 친한 사이다. 자신의 롤모델과도 같은 선배를 빅리그 데뷔전에서 만나게 됐다. 이정후는 1번·중견수, 김하성은 5번·유격수 선발 출격이 유력하다. 김하성에게도 2024시즌은 매우 중요하다. MLB 무대에서 자유계약선수(FA) 자격 취득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샌디에이고와 상호 옵션이 있지만, 김하성이 행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올 시즌 내 연장 계약에 합의할 가능성은 있다. 김하성은 지난 시즌(2023) 타율(0.260)과 홈런(17) 도루(38개) 모두 MLB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다. 2루수와 유격수, 3루수까지 소화하며 시즌 뒤 발표된 내셔널리그(NL) 골드글러브 유틸리티 부문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올 시즌은 12년, 2억8000만 달러에 샌디에이고와 계약한 MLB 대표 내야수 젠더 보가츠를 밀어내고, 주전 유격수를 꿰찼다. 여기에 마이크 실트 샌디에이고 감독은 그에게 5번 타순을 맡겼다. 이미 정상급으로 인정받는 수비력에 공격력까지 더하면, 2억 달러가 넘는 빅딜 계약을 해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진다. MLB에서 잔뼈가 굵은 최지만은 뉴욕 메츠 개막 로스터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시범경기에서 4할 타율로 맹타를 휘두르던 박효준도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산하 트리플A팀에서 2024시즌을 맞이한다. 이정후와 함께 올 시즌을 앞두고 미국 무대 도전을 시작한 고우석도 샌디에이고 마이너리그팀에서 봄을 맞이한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3.28 19:00
메이저리그

MLB닷컴의 2024 우승팀 예상, '초호화 스타 군단' 다저스가 아니다···그럼 누가?

미국 메이저리그(MLB) 공식홈페이지 MLB닷컴이 설문 조사를 통해 2024 월드시리즈 우승팀으로 볼티모어 오리올스를 꼽았다. 천문학적 투자를 한 LA 다저스는 월드시리즈에 오르지만 볼티모어에 막혀 우승 달성에 실패할 것으로 전망됐다. MLB닷컴은 28일(한국시간) "야구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개막이 다가옴에 따라 MLB 관계자 88명에게 지구 우승,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 월드시리즈 우승팀에 관해 설문을 실시했다"고 결과를 발표했다. 아메리칸리그(AL) 볼티모어(동부지구)와 미네소타 트윈스(중부지구), 휴스턴 애스트로스(서부지구)가 각 지구 우승 예상 팀으로 가장 많이 지목됐다. 또한 뉴욕 양키스와, 텍사스 레인저스, 시애틀 매리너스가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 무대에 오를 것으로 점쳐졌다. 내셔널리그(NL)에선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동부지구) 시카고 컵스(중부지구) 다저스가 지구 우승을 차지하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필라델피아 필리스-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와일드카드로 가을 야구를 경험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시즌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한 팀은 단연 다저스다. 오프시즌 선수 영입에 엄청난 돈을 썼기 때문이다. 다저스는 오타니 쇼헤이와 10년 총 7억 달러(9455억원)의 프로 스포츠 사상 최고액에 계약했다. 야마모토 요시노부와는 12년 3억2500만 달러(4390억원)에 사인했다. 또한 트레이드로 데려온 타일러 글래스노우와 5년 1억 3650만 달러(1844억원)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28일에는 주전 포수 윌 스미스와 10년 1억4000만 달러(약 1890억원)에 계약을 연장했다. 이들 4명에게 투자한 금액만 1조 7570억원(13억 150만 달러)나 된다. 테오스카 에르난데스(2350만 달러), 제임스 팩스턴(700만 달러)을 포함하면 1조 8000억원 이상을 썼을 것으로 보인다. 다저스는 대형 계약을 성사하면서 지급 유예 조항을 대폭 삽입했다. 연봉 부담을 피하기 위해서다. 오타니와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 등 최우수선수(MVP) 출신만 3명이나 보유한 다저스는 신흥 '악의 제국'으로 거듭나는 모양새다. 오타니가 LA 에인절스를 떠나 다저스행을 택한 것도 우승을 위해서다. MLB닷컴은 "오타니가 MLB 진출 후 첫 포스트시즌 진출은 물론 다저스를 월드시리즈 이끌 것"이라면서 "다수의 신인왕, MVP, 사이영상 후보를 보유하고 있다. 시즌 중에 부상에서 회복해 복귀할 자원(클레이튼 커쇼, 워커 뷸러)이 많아 마운드는 더 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2024 월드시리즈 우승 팀으로는 볼티모어가 가장 많은 표를 획득했다. MLB닷컴은 "우승 팀 예상 투표는 굉장한 박빙"이라면서 "볼티모어가 1983년 이후 41년 만에 통산 네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것"이라고 점쳤다. 이어 "볼티모어는 사이영상 출신 코빈 번스를 영입했고, 카일 브래디시와 존 민스가 복귀하면 로테이션을 더 강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편 김하성과 고우석의 소속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다저스가 속한 NL 서부지구 우승팀 투표에서 단 한 표도 얻지 못했다. 이형석 기자 2024.03.28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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